인디고 헤나염색약은 왜 릴흑피증이라는 오명을 얻었을까?
AK플라자에서 팝업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폴마더스 사장님 쪽으로 고객 질문이 들어왔다.
"인디고는 흑피증에 걸릴 수 있다고 들어서... 갈색 염색을 하려면 꼭 인디고가 들어가야 하나요?"
인디고=릴흑피증이라는 오명은 어쩌다가 생기게 되었을까?
릴흑피증이란
릴흑피증은 색소성 접촉 피부염이다. 헤나염색약에서 발견되는 PPD 성분이 이와 관련이 있다.
1. 헤나 사태가 인디고 때문이라는 오해
헤나 염색약 사태에서 릴흑피증이 부각되며 피부가 검게 착색되는 사진이 사람들에게 큰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다. 어둡게 염색할 수 있는 천연 인디고가 의심받았지만, 인디고는 혼자서는 파랗게 염색될 뿐이다. 확실하게 어둡게 염색되는 것은 PPD 때문이므로, 결국 PPD 때문에 릴흑피증 문제가 생긴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유럽 SCCS의 헨나엽가루 보고서에서도 릴흑피증이라는 단어보다는 블랙헤나 혹은 특정 브랜드 헤나를 지목하며, 100% 천연이 아닌 제품에서 PPD에 장시간 노출된 결과 얼굴이 붓거나 착색되는 문제가 나타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관련 논문(Antoon C de Groot, Contact Dermatitis 69:1-25, 2013)을 살펴보면 대부분 첨가된 PPD가 문제였고, 중금속, 강산 등이 첨가되었거나 특정 화학색소가 들어가 있을 때 피부염이 발생한 것이 대부분이다.
2. 자극적인 기사가 남발된 배경
헤나 시장에서 벌어진 두 가지 일이 겹쳤다.
경쟁사끼리의 싸움 — 헤나는 원래 일본 다단계 회사에서 판매를 시작한 제품이고,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수천억의 시장이 형성되었다. 시장이 커지면서 참여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서로 점유율을 늘리려고 헐뜯다가 치부가 드러나게 되었다. 중금속이 과하게 발견된 헤나, 무분별하게 PPD를 넣은 헤나, 오래되고 변질된 헤나 등이 문제가 되었다.
일반 염색약 업계의 견제 — 헤나에게 시장을 수천억이나 빼앗긴 일반 염색약 회사들이 경쟁 제품의 치부를 체계적으로 부각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3. 식약처가 인디고 유통을 금지한 이유
몇 년 전 헤나 염색약 판매자들에게 공문이 날아왔다. 2025년부터 100% 인디고페라엽가루는 판매 금지.
인디고페라엽가루가 일정 농도 이상일 때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 무분별하게 100%짜리가 유통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유럽에서 제약을 걸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 법을 따르면서 유통이 금지되었다.
이 정책으로 인해 판매자들마저 인디고가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인가 오해하게 되었다.
인디고의 진짜 가치
사실 인디고페라엽가루 안에 들어 있는 인디루빈은 항암, 항염 등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헤나보다도 더 안전한 물질로 평가되고 있으며, 식약처 화장품 위해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산된 안전성 계수가 헤나보다 높다.
워터헤나는 이런 제약이 존재하는 가운데서도 인디고페라엽가루를 사용한 천연 염색약을 정상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결론
소비자들이 천연 헤나나 인디고 같은 좋은 염색제를 오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급격하게 커진 시장과 그 안에서의 싸움, 자극적인 기사, 그리고 정책이 만든 혼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헤나와 인디고 염색제가 다시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