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9599-0711KAKAO CHANNEL
FIND MY HENNACONTACTEN
← Journal
성분·안전

인디고 염색하면 릴흑피증 생길까? 헤나염색약 오해의 진짜 원인

인디고나 천연 헤나 자체가 릴흑피증(색소성 접촉피부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문제가 된 피부염 대부분은 PPD 같은 화학색소나 중금속이 든 '블랙헤나'·불량 헤나에서 비롯됩니다. 관련 논문과 EU SCCS 자료로 오해의 원인을 정리했습니다.

 · 5 min read

먼저 밝혀둔다. 아래 내용에는 내가 헤나·미용업계 관계자들과 만나며 들은 이야기와, 식약처 허가를 준비하며 논문에서 확인한 내용이 섞여 있다. 업계에서 오간 이야기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으니 그 점을 감안해 읽어주시면 좋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디고나 천연 헤나 자체가 릴흑피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릴흑피증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은 한 판매처 사장님이 전해주신 고객 문의에서 시작됐다. "인디고는 흑피증에 걸릴 수 있다고 들어서요… 갈색 염색을 하려면 꼭 인디고가 들어가야 하나요?" 인디고가 어쩌다 릴흑피증의 오명을 쓰게 되었을까.

릴흑피증(Riehl's melanosis)은 색소성 접촉피부염의 하나로, 피부가 거뭇하게 착색되는 증상이다. 그리고 여러 자료는 염색약 속 PPD 성분을 이와 관련지어 설명한다. 즉 애초에 이 문제의 중심에는 PPD 같은 화학색소가 있다.

왜 인디고가 오해를 받았을까

인디고가 릴흑피증과 엮인 데에는 세 가지 흐름이 겹쳐 있었다고 본다. '헤나 사태'가 인디고 때문이라는 오해가 퍼졌고, 헤나 염색 후 피부염이 생겼다는 자극적인 기사가 이어졌으며, 식약처가 100% 인디고페라엽 가루의 유통까지 금지하면서 오해가 굳어진 것이다.

먼저 '헤나 사태가 인디고 때문'이라는 생각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릴흑피증으로 피부가 검게 착색된 사진이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는데, 정작 천연 인디고는 단독으로는 파랗게 물들 뿐이다. 확실하게 검게 만드는 것은 PPD다. 결국 릴흑피증 문제의 원인은 인디고가 아니라 PPD 쪽으로 추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논문은 뭐라고 말할까

유럽 SCCS의 헤나엽가루(100% 헤나) 보고서를 보아도, 문제의 중심은 '릴흑피증'이라는 단어보다 블랙헤나, 즉 100% 천연이 아닌 헤나였다. 여기에 든 PPD에 장시간 노출된 결과 하루에서 2주의 시차를 두고 얼굴이 붓거나 착색되는 문제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대로 헤나 자체로 인한 부작용은 매우 드물다고 보고한다.

거기 인용된 리뷰 논문(Antoon C. de Groot, "Side effects of Henna and semi-permanent 'black Henna' tattoos: a full review," Contact Dermatitis 69:1–25, 2013)을 보면, 피부염 사례 대부분은 첨가된 PPD가 원인이었고, PPD가 없더라도 중금속이나 강산, 특정 화학색소가 더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아주 드물게, 1980년대에 농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조건에서 천연 헤나가 피부염을 일으킨 사례도 두어 건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헤나가 인도와 중동에서 고대부터 쓰였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수십 년의 연구 자료를 보면 헤나로 인한 피부염은 극히 드물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부작용이 그렇게 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장의 혼란이 오해를 키웠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많은 기사로 '헤나 부작용'을 접했다. 여기에는 시장의 사정도 얽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헤나 시장은 네트워크 판매를 통해 빠르게 커졌고, 참여자가 급격히 늘면서 일부 판매자가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이 든 헤나, 빨리 물들도록 PPD 등 화학색소를 무분별하게 넣은 '헤나', 오래되어 변질된 헤나까지 유통했다고 한다. 이런 불량품에서 실제 피부염 문제가 불거졌고, 그 과정에서 천연 헤나와 인디고 전반이 도매금으로 오해를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식약처 조치로 고생했다는 한 헤나 판매자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기다.)

식약처의 100% 인디고 가루 금지

그러던 중 몇 해 전, 헤나 판매자들에게 '2025년부터 100% 인디고페라엽 가루 판매 금지'라는 공문이 전해졌다. 공교롭게 이 조치가 나오자 판매자들조차 '정말 인디고에 문제가 있어서 피부염이 생긴 건가' 하고 헷갈려 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다. 미용사분들도 인디고를 불안해하셨다.

하지만 앞서 인디고 부작용 편에서도 다뤘듯, 이 금지는 인디고가 위험해서가 아니다. 인디고페라엽 가루가 일정 농도 이상일 때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법 안내 없이 100% 가루가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로 유럽이 제약을 걸었고, 우리나라도 같은 기준을 따르며 유통이 금지된 것이다. (워터헤나 인디고는 이런 제약 안에서도 정식으로 허가를 받았다.)

사실 인디고는 아주 좋은 염색제다

정작 인디고페라엽 가루 속 인디루빈은 성분 연구에서 항염 등 긍정적 특성이 보고되는 물질이고, EU SCCS 평가에서 인디고는 헤나보다도 안전한 물질로 나온다. 식약처 화장품 위해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산한 안전성 계수도 헤나의 세 배가량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좋은 천연 염색제가 릴흑피증 같은 피부병과 엮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천연 헤나와 인디고를 오해하게 된 데에는, 빠르게 커진 시장, 그 안의 불량품, 그리고 정책이 정리되는 과정의 혼선이 함께 작용한 셈이다. 워터헤나는 이런 오해가 가득한 시장에 뒤늦게 들어온 만큼, 부디 건강을 생각하는 천연 염색약이 다시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 글을 남긴다. 색을 어떻게 내는지는 헤나·인디고 컬러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다.

워터헤나 사용법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