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9599-0711KAKAO CHANNEL
FIND MY HENNACONTACTEN
← Journal
후기·이야기

헤나 염색이 안 되는 이유는? 탈색·손상모와 헤나염색약의 관계

헤나 염색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머리카락이 상했기 때문입니다. 헤나의 천연색소 로손은 손상되지 않은 케라틴과 잘 결합하는데, 탈색이나 화학 염색으로 상한 모발에는 색이 고르게 들지 않습니다. 실패 원인과 그 의미를 실험 경험으로 정리했습니다.

 · 3 min read

결론부터 말하면, 헤나 염색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머리카락이 상했기 때문이다. 헤나의 천연색소 로손은 손상되지 않은 케라틴과 잘 결합하는데, 탈색이나 화학 염색으로 상한 모발에는 색이 고르게 들지 않는다. 힘들게 헤나를 뒤집어썼는데 염색이 안 되면 정말 화가 나는 일이라, 왜 그런지 제대로 파본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나도 겪은 '염색 실패'

최근 한 고객님이 워터헤나로 염색했는데 색이 안 나왔다며 별점 두 개를 남기셨다. 사실 예전에 첫째부터 넷째 고모까지 워터헤나를 한가득 보내드린 적이 있는데, 첫째 고모만 잘 되고 나머지는 안 되어 "이거 사기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힘들게 발랐는데 안 되면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나도 예전 가루헤나 시절엔 종종 실패했고, 그때는 그냥 '염색 안 되는 헤나를 샀나' 싶었을 뿐이었다.

단서는 탈색한 머리 피스에서 나왔다

그러던 중, 탈색한 머리에 워터헤나를 염색했던 샘플이 떠올랐다. 사연은 이렇다. 식약처 기능성 인정을 받으려면 공인인증기관에서 여러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그때 나온 염모력 시험 결과가 얼룩 없이 진하고 예뻐서 상세페이지에 쓰고 싶었다. 그래서 직접 비슷한 흰머리 피스를 사서 염색해 봤는데 — 아무리 해도 얼룩덜룩하고 칙칙하게,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상해서 인증기관에 전화해 "대체 어떤 흰머리를 쓰시길래 이렇게 잘 되냐"고 물으니, '그냥 흰머리'를 쓴다고 했다. 그냥 흰머리라니, 다 같은 흰머리가 아니었나. 알고 보니 내가 산 피스는 탈색한 머리였다. 탈색모에는 헤나가 잘 들지 않았던 것이다.

왜 상한 머리에는 헤나가 안 들까

이유는 결합 방식에 있었다. 헤나의 천연색소 로손은 머리카락의 케라틴과 결합하는데, 정확히는 케라틴 단백질의 아미노산 사슬과 이황화결합(disulfide bond)을 이룬다. 이 결합은 모발 단백질의 안정성을 높여 물리적 스트레스에 강하게 만들어 준다. 뒤집어 말하면, 파마약의 환원제가 잘 안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탈색이나 화학 염색으로 케라틴이 이미 손상된 머리다. 건조하고 상한 모발에는 로손이 불균일하게 흡수되거나 아예 잘 붙지 못한다. 결국 헤나가 잘 들려면 머리카락이 건강해야 한다는, 다소 얄궂은 결론에 이른다. 건강해지려고 헤나를 쓰는데, 어느 정도는 건강해야 헤나가 든다니 말이다.

고모들을 돌아보니 답이 맞았다. 첫째 고모는 원래 헤나만 쓰시던 분이라 단박에 잘 되셨고, 나머지 고모들은 허브 염색약이나 시중의 화학 염색약을 쓰시던 분들이었다.

실패했다면, 속상해하지 마세요

그러니 이제라도 헤나를 시도했다가 실패하셨다면,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오히려 파마나 화학 염색으로 지친 내 머리카락의 상태를 알게 된 계기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계기로 헤나를 꾸준히 이어가시면, 로손이 케라틴과 결합하며 모발을 조금씩 단단히 정돈해 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색도 더 잘 들게 된다. 가루 헤나 과정이 번거로우시다면 액상으로 나온 워터헤나 사용법도 참고하시길.

한 가지 덧붙이면, 이 탈색모 실패를 계기로 화장품법을 뒤적이다 '순수한 흰머리나 양모에 염색하는 것도 인정된다'는 문구를 찾았다. 그래서 양털을 구해 워터헤나로 염색해 보니, 인증기관에서 나온 것과 똑같이 진하고 고운 색이 나왔다. 상세페이지에 넣을 염모 사진은 그렇게 건질 수 있었다.

워터헤나 사용법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