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D 없는 염색약이라고 탈모와 알러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 헤나 염색 시 머리 엉킴에 대한 고민
설날 연휴에 한 고객님께서 이런 문의를 남겨주셨다.
"워터헤나를 지인에게 선물 받아서 염색했는데, 헤나는 머리카락이 엉켜서 머리가 많이 빠졌어요. 인디고는 머리를 감고 발라서 괜찮았고요. 그래도 화학염색약보다는 헤나가 탈모에 좋다고 그래서 써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지 머리카락이 안 엉킬까요?"
그래서 후다닥 아는 대로 답글을 쓸까 하다가, 논문 좀 읽어보고 답변을 드려보자 생각하여 또 논문을 뒤적뒤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몸에 유해한 화학색소들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정리하게 됐다.
미국 정부 공식 사이트인 PubMed나 Google Scholar에서 '헤나와 두피' 혹은 '화학염색약과 탈모' 등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면 화학염색약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염색약에 쓰이는 화학색소, 얼마나 많을까
논문을 읽으며 염색약에 많이 쓰이는 화학색소 32개를 정리한 내용을 보게 되었다. PPD, MAPPD, DAPPD 등 PPD만 종류가 몇 가지이며, 유기 화합물을 기반으로 하는 아민류, 페놀류, 퀴논류 및 다양한 방향족 화합물이 사용된다.
염색 샴푸나 허브 염색약에 들어 있는 금속성 색소까지 포함하면 염색약에 사용되는 화학색소의 종류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PPD가 일으키는 가려움의 메커니즘
PPD(파라페닐렌디아민)의 독성은 산화 과정과 면역 반응 때문에 생긴다. PPD가 피부에 닿으면 반응성 산소종(ROS)이라는 산화 물질이 증가해 세포를 손상시키고 죽게 만든다.
PPD는 피부에서 N-아세틸화 반응을 거쳐 두 가지 물질로 변하는데, 하나는 MAPPD(모노아세틸화 PPD)이고 다른 하나는 DAPPD(다이아세틸화 PPD)다. 이 두 물질 자체는 독성이 약한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 PPD가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산화되면 면역 세포(수지상세포)가 활성화되어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산소를 숨쉬는 공간에서 PPD에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가 과민해지고 염증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질 수 있다.
가렵기만 하면 그만일까? 유방암, 방광암 등 각종 암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헤나 염색은 왜 머리가 엉킬까?
사실 건강한 머리는 잘 개어진 헤나염색약이라면 머리에 발라도 크게 엉키지 않는다. 워터헤나는 오일과 폴리쿼터늄 등이 들어 있어서 가루헤나보다도 더 엉키지 않는다.
문의해주신 분도 그동안 화학염색을 해서 머릿결이 상한 상태였다. 헤나 염색의 원리는 로손 색소가 케라틴과 결합하는 것일 뿐, 티백을 흰 냅킨에 올렸을 때 찻물이 물드는 것과 유사하다.
일반염색 후 화학색소가 침투하기 쉽도록 산화제들이 큐티클을 들어올려 놓은 채 복구를 못했다면, 상처받은 머리카락 자체가 서로 엉키는 것이지 헤나가 뭔가 더 엉키게 하는 것은 아니다.
해결 방법
이런 경우 머리를 가볍게 린스를 한 후 부드러운 상태에서 염색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헤나 자체도 머리카락을 반짝거리고 부드럽게 정돈하는 효과가 있어서, 꾸준히 계속해서 염색을 하면 나중에는 엉킴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한 근거로 박선자 님의 석사 논문 '화학 탈색과 천연헤나 염색이 모발 강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있는데, 큰 카메라로 머리카락을 다방면으로 촬영한 결과를 보면:
- 건강하게 헤나만 한 머리 → 머리카락이 도톰하고 모피질과 모수질이 가득
- 탈색 5회 + 헤나 5회를 한 머리 → 모피질의 손상도가 심각
결론
일반염색을 통해 화학색소나 산화제 등에 가득 노출되면 두피 가려움은 물론 머리카락 손상까지 이어진다. 머리카락이 이미 상해서 엉키는 상태라면 린스 후 염색을 하는 방법이 있으니, 엉킴으로 인한 탈모 걱정 없이 천연염색을 시작해보시길 바란다.
꾸준히 헤나를 하면 머리카락 건강이 눈에 띄게 개선될 수 있다. 워터헤나는 간편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건강하게 아름다움을 챙기셨으면 좋겠다.